조선시대 경기도의 정치와 행정을 이해하고, 역대 경기관찰사를 지낸 역사 속 인물들의 모습과 흔적을 만나볼 수 있는 특별한 전시회가 열린다.
경기도박물관(관장 조유전)은 오는 3월 27일(토) 경기도지사를 비롯 문화예술계, 학계인사, 지역 주민들이 함께 하는 개막식을 시작으로 《2010년 경기문화 기획전-경기관찰사(京畿觀察使)》전시회를 연다고 밝혔다. 오늘날 경기도지사에 해당하는 경기관찰사를 주제로 한 대규모 기획전이 열리는 것은 처음이다.
관찰사(觀察使)는 감사(監司)·방백(方伯)·도백(道伯) 등으로 불리었는데 왕의 직계권을 부여받아 왕(중앙)과 지방을 잇는 유일하면서도 확고한 창으로 조선시대 전국 8도에 파견되어 행정·사법·군사·치안 등 관할 도에 대한 포괄적인 책임권을 가진 중요한 자리였다.
특히 경기관찰사는 경기도에 파견한 최고 수장(首長)으로서 경기감사(京畿監司) 또는 기백(畿伯)이라고도 불렀다. 경기도는 왕실과 중앙정부가 위치한 수도를 둘러싼 지역이고, 왕실의 능묘와 고관대작들의 분묘가 많았다. 또한 8도 중 가장 큰 도였으며 외교·국방상 중요한 지역이므로 경기관찰사의 임면(任免)에 매우 신중을 기하였고, 역대 집권세력이 중시한 자리 중 하나였다.
1540년 중종(中宗)이 임백령(林百齡; ?~1546)을 경기관찰사에 임명하고 내린 교서에는 이와 같은 중요성이 절절하게 표현되어 있다. “나무는 뿌리가 있어 자라서 무성하고, 물은 샘으로부터 흘러서 바다에 이른다. 나라에 기전(畿甸)이 있음은 나무에 뿌리가 있고 물에 샘이 있음과 같다. 기전의 정치가 잘되고 못됨은 나라 전체의 무게와 관계되며 풍속이 순후하고 병든 것은 사방의 쇠퇴함과 융성함에 관계된다. … 경에게 권면하노니 부디 가서 직분을 잘 수행하라.”
이번 전시회에는 보물 1596호인《동여비고》를 비롯하여, <경기감영도>(보물 제1394호), <채제공초상>(보물 제1477호), <박문수초상>(보물 제1189호) 등 모두 6점의 보물을 포함하여, 약 200여점의 유물 및 관련 자료가 선보인다. 이들 전시품은 경기도박물관의 소장품과 국·공·사립 기관 및 개인 등 15개처로부터 대여한 유물이다. 특히 조선시대 경기감영을 그린 그림으로는 단 1점만 전해지고 있는 <경기감영도>와 몇몇 보물급 유물의 대여에는 많은 정성과 공을 들였다고 한다.
전시회는 모두 4개의 부분으로 구성되었다.
제1부 ‘경기관찰사에 부임하다’는 조선시대 경기도의 성립과 영역, 관찰사의 임명과 부임 과정을 전시한다.
제2부 ‘경기감영에서 경기도청으로’는 지금의 서울 적십자병원 자리에 위치했던 경기감영과 주변의 모습, 경기 감영의 변천사를 소개한다.
제3부 ‘경기관찰사의 업무’에서는 경기관찰사가 수행하는 ①수령 등 외관의 고과와 포폄 등 규찰·탄핵 업무 ②권농·구휼·시취·수세·재정 등의 행정적 기능 ③형옥과 쟁송을 처결하는 사법적 기능 ④군사상의 책무 ⑤교화·교육 장려의 책무로 구분하여 관련 유물과 자료를 전시한다.
마지막 제4부 ‘기백열전’에서는 역대 경기관찰사를 지낸 인물들의 초상화, 저서, 예술작품, 지인들의 안부를 묻는 친필 편지글 등을 전시한다.
《경기관찰사》특별전은 5월 23일까지 경기도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개최되며, ‘옛 그림 속의 경기감영’을 주제로 한 학술강연회(4월 29일)와 ‘큐레이터와 함께 보는 경기관찰사전(4월 17일/5월 15일)’ 등 참여행사가 열린다. 전시장 입구에서는 전통놀이인 승경도 놀이를 활용한 ‘경기관찰사 되기’와 퍼즐 맞추기 등을 상설 체험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