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문학계의 슈퍼 루키로 떠오른 채드 하바크의 소설 ‘수비의 기술(시공사 펴냄, 문은실 옮김)’이 국내에서 출간됐다. 소설은 지난 해 무라카미 하루키의 ‘1Q84’, 월터 아이작슨의 ‘스티브 잡스’ 등을 제치고 아마존 올해의 책 종합 1위에 올랐다.
데뷔 소설로 대중과 문단의 관심을 받은 작가 채드 하바크의 성공은 우연한 일이 아니다. 그는 하버드 대학교를 졸업한 후 뉴욕을 기반으로 한 문화 비평 잡지 ‘n+1’의 공동 발행인 겸 편집자로 활동하며, 소설가에 대한 꿈을 버리지 않고 10년 동안 ‘수비의 기술’을 집필하였다. 진보 지식인의 폭 넓은 시각과 사회에 대한 고찰은 그의 소설을 단순한 청춘소설에 머물지 않게 만들었다.
소설은 여러 출판사에서 퇴짜를 맡기도 하였지만 ‘야구소설’과 ‘청춘소설’ 이상의 문학적 가치를 느낀 출판 대리인 크리스 패리스-램을 통해 리틀 브라운 출판사에서 출간될 수 있었다. 10년 동안 갈고 닦은 노력 덕에 소설은 처녀작임에도 완성도 높은 작품성과 문학성을 인정받으며 대중들의 관심을 얻었다.
‘수비의 기술’은 야구를 소재로 하지만 스포츠 소설에만 머물지 않는다. 주인공 헨리의 포지션이 투수나 타자가 아니라 내야 수비의 중심인 유격수라는 것만 봐도 짐작할 수 있다. 고등학교 시절 야구선수로 활동한 경력이 있는 저자는 야구를 통해 궁극적으로 인생을 이야기 한다.
“야구는 팀 게임이고, 동료들은 일종의 가족과도 같지만 필드 위에 선 선수들은 철저히 혼자다. 팀 동료들은 서로 믿고 지원해주지만, 중요한 순간 그들은 곤경에 처한 선수를 구할 수는 없다.”는 저자의 말처럼, 소설은 인생의 그라운드에서 느닷없이 찾아오는 위기에 대처하는 다섯 주인공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주목받는 유격수에서 어느 순간 송구를 할 수 없게 된 헨리, 로스쿨에 모두 떨어지고 대학 졸업 후 갈 곳이 없어진 마이크, 느지막이 찾아온 어린 동성 연인과의 사랑에 고민하는 어펜라이트, 실패한 결혼 생활을 너무 일찍 겪은 펠라 등 각기 다른 이유로 상처 받고 아파하는 주인공들은 서로의 영혼을 채워주며 한 인간으로 성장해간다.
한편 미국을 대표하는 작가로 꼽히는 조너선 프랜즌은 “훌륭한 책이 다 그러하듯, 이 책은 내 삶 속에 작은 균열을 하나 냈다”라고 극찬하며, ‘수비의 기술’ 을 추천했다.
작가 소개
채드 하바크(Chad Harbach): 위스콘신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하버드 대학교를 졸업했고, 버지니아 주립대학교에서 예술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n+1’의 공동 발행인이자 필자, 편집자이다. 채드 하바크를 포함한 다섯 명의 젊은이들이 2004년 뉴욕에서 창간한 ‘n+1’은 기존 지성계와는 다른 시각으로 정치, 사회, 문화, 문학, 예술 등을 다루는 진보적 성향의 비평 잡지이다. 슬라보예 지젝 등이 필자로 참여한 ‘점령하라 : 세계를 뒤흔드는 용기의 외침’을 펴내 월 가 점령 운동에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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