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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대한민국은 ‘문예지 춘추전국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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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재훈 2012. 10. 15.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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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되는 월간지, 계간지등의 숫자만 보면 가히 문학의 전성기 르네상스를 방불한다. 우리나라에는 현재 공식적으로 300여 종이 넘는 문예지들이 발간되고 있다. 대형 출판사에서 발간하는 <문학동네> <창작과비평> <현대문학> 등 익히 알려진 잡지들 외에는 변별도 어려운 형국이다. 등단을 핑계로 문예지 강매를 일삼는 경우도 있어 출혈을 견디며 묵묵히 문단을 지켜오는 문예지의 입장에서 보면 시장의 팽창은 그닥 반가운 현상만은 아닐 것이다.

대형 출판사의 경우 문학상을 운영하고 수상작을 출간하여 베스트셀러를 만들어내기도 하는 체제여서 저자관리 차원에서도 경제적으로 손해볼 것 없는 장사(?)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중소출판사의 경우는 오로지 문학을 사랑하고 문단을 바로세우겠다는 일념으로 문예지를 출혈 발행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 중 하나가 최근 10호 기념호를 낸 계간 <예술가>이다. 중견 출판사 토담미디어에서 2010년 부터 발행하고 있는 시 전문지 계간 <예술가>는 저명한 시인들의 작품에서부터 갓 등단하여 의욕 넘치는 신인들의 작품도 과감히 게재하고 있는 것은 물론 그동안 깊이 있는 평론을 통해 우리나라 문학 담론을 주도해오고 있다. 우리 평단을 탄탄하게 받치고 있는 최준, 김석준, 고봉준, 이성혁, 송기한, 고명철, 백인덕, 조동범, 강정구, 이창남, 권선형, 진순애, 박기현, 이만식, 김윤정 등의 쟁쟁한 평론가들이 그렇다.

특히 주목 받는 점은 신인 발굴이다. 그동안 6명의 신인을 냈다면 그리 부지런한 편은 아니지만 신인들 모두 주목받는 행보를 보이고 있어 계간 <예술가>의 곳간을 든든하게 채워주고 있다. 이들로 인해 계간 <예술가>는 비슷한 지점에 위치하는 많은 문예지들의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이런 내실 있는 문예지들이 우리 문단의 중추 역할을 맡아 내일의 문학을 키워나가는 것을 전제로 할 때 정부의 지원이 절실한 시점이다. 이들이 대형 잡지에 밀리고 등단장사하는 문예지들과 섞여 버린다면 우리나라 문단의 커다란 손실이기 때문이다. 모처럼 문예지의 중흥기를 맞아 선순환될 수 있는 기회로 삼을 수 있으려면 어떻게든 이들을 살려나가야 한다.

어려운 환경이지만 최선을 다 하면 길이 보이리라는 이들의 희망을 꺼트리지 않으려면 공공지원기금 등의 집행에서 이들과 작가들에게 최소한의 배려가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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