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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일본어는 백제어에서 출발"

이슈&화제

by 윤재훈 2009. 7. 22.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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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황은 백제어로 말한다' 책 내는 김용운 교수
숫자·종결어미 등 비슷 한국어는 신라어가 모태

원로 수학자 김용운(金容雲·82) 단국대 석좌교수가 8월 중순 '현대일본어의 기원은 백제어(百濟語)'라는 분석을 담은 책 《천황은 백제어로 말한다》를 한국과 일본에서 동시 출간한다. 일본판은 《일본어는 백제어다》라는 제목을 달 예정이다.

무더위 속에서 서울 서초동 개인 연구실에서 막바지 원고 수정작업을 하고 있는 김 교수는 "1983년 수학사학회를 창립하고 한국과 일본 수사(數辭)의 어원을 연구하기 시작한 이래 20여년간 한국어와 일본어의 역사를 연구해 왔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번에 출간하는 책에서 《삼국사기(三國史記)》 《계림유사(鷄林類事)》 등 옛 문헌을 통해 "현대한국어는 신라어를 중심으로 수렴되었고, 일본어는 백제어 중심으로 발전했다"는 도발적인 문제 제기를 던진다.

김용운 교수는“일본 학자가 3·5·7·10을 읽는 법이 한국어와 일본어가 대응한다고 이야기한 적은 있지만 1부터 10까지 모든 수사가 같은 어원을 갖는다는 것은 내가 처 음 밝혀냈다”고 말했다./이한수 기자

일본어는 백제어가 기원

김용운 교수는 "숫자를 세는 말인 수사(數詞)는 잘 변하지 않는 기초 언어"라며 "한국어와 일본어는 공통의 조어(祖語)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11~12세기 고려시대 언어의 기록이 풍부한 중국 송대(宋代)의 《계림유사》에 따르면 현대한국어의 '하나'는 '하둔(河屯)'으로 표기된다. 김 교수는 '하둔'의 '하두(hadu)' 발음과 하나를 뜻하는 일본어 '히토쓰(ひとつ)'의 '히토(hito)'는 동일한 어원을 갖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둘은 '도패(途�a)'인데 일본어 '후타쓰(ふたつ)'의 '후타'로 변형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본어에서 '셋'은 '미쓰(みつ)'이며 '다섯'은 '이쓰쓰(いつつ), '일곱'은 '나나쓰(ななつ)로 발음이 전혀 다르다. 김 교수는 이 경우에서 신라어와 백제어가 각각 한국어와 일본어로 연결된 것을 알 수 있다고 해석한다.

신라는 삼국 통일 이후 정복지인 백제와 고구려의 옛 지명을 한자어로 바꾸었는데 《삼국사기》 〈지리지〉는 바뀐 지명과 옛 지명을 함께 적고 있다. 이에 따르면 '삼현현(三峴縣)'으로 이름이 바뀐 마을은 원래 '밀파혜(密波兮)'였다. '밀(密)'은 곧 '3'이란 뜻으로 일본어 '미쓰'의 어원과 같다는 것이다. '칠중현(七重縣)'이란 마을은 '난은별(難隱別)'이었는데 '난(難)'은 '7'을 뜻하는 일본어 '나나(なな)'와 같다. 《삼국사기》에 '다섯'은 '우차(于次)'로 나타나는데 이것이 일본어 '이쓰쓰'가 됐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또 일본어 종결어미는 백제어에서 발견된다고 주장한다. 현재 전라도 사투리에 '~(했)당께'는 '했다더라'는 뜻의 일본어 '닷케(だっけ)'이며, 충청도 사투리 '~(했)서라우'는 '~습니다'라는 뜻의 공손한 종결어미인 '소로우(そうろう)'로 남아 있다는 것이다. '~했단 마시' '~(하)ㅁ세' 등은 일본어 종결어미 '마스(ます)' '마세(ませ)' '마시(まし)' '모우스(もうす)' 등으로 변형됐다. 김 교수는 "충청도·전라도 말에서 '~마시' '~서라우' 등이 일상적 말투인 것과는 달리 일본어에서는 과거 신분이 높은 귀족들이 썼고 지금까지 격식 있는 말투로 남아 있다"고 주장한다.

"수수께끼 천황 '게이타이'는 백제 왕족 곤지"

일본 역사서 《일본서기》 《고사기》에는 26대 천황인 '게이타이(繼體)'가 15대 천황인 '오진(應神)'의 5세손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그러나 두 문헌에서는 '게이타이'의 조상이 구체적으로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고, 다만 천황의 딸을 비(妃)로 삼았다고 되어 있다.

김 교수는 《삼국사기》에 백제 22대 임금 문주왕의 왕제(王弟·왕의 동생)로 등장하는 '곤지(昆支)'가 '게이타이'와 동일 인물이라고 주장했다. 《일본서기》에 나오는 천황의 이름은 대개 당대 일본어인 '야마토'식 이두로 쓰여 있는데 게이타이의 이름은 '오오토(男大迹)'이다. 김 교수는 "이는 '큰 사람'이란 뜻의 '오오토(大人)'이며 '곤지' 역시 '큰(=곤) 치(=지)' 즉 '큰 사람'이란 뜻"이라며 "곤지와 오오토(게이타이)는 동일 인물"이라고 해석했다. 김 교수는 "일본에서 백제를 '쿠다라(くだら)'라고 읽는 것은 '큰 나라'라는 뜻"이라며 "왜(일본)는 백제의 분국(分國)이었다"고 주장했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9/07/21/200907210163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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