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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한강변의 유일한 역사 현존물 ‘구용산수위관측소’ 소개

역사학습

by 윤재훈 2011. 10. 25.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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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시대에 지난밤 억수같이 내리던 비가 얼마만큼 왔는지 확인하는 일은 스마트폰을 톡톡 두드리기만 하면 되는 쉬운 일이다. 하지만 과거 에는 수위를 어떻게 관측하고 그 변화를 기록했는지. 궁금하지 아니한가! 그 역사 속으로 들어가 보자.

서울시(한강사업본부)는 “한강변의 유일한 역사 현존물인 구용산수위관측소에 대해 소개하며, ‘이야기 정거장’ 조성을 통해 오랜 한강의 역사를 시민들과 공유하고,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재탄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423년경에는 비가 얼마만큼 왔는지를 알기 위해서, 땅속으로 스며들어간 빗물로 인해 젖은 흙의 깊이를 일일이 조사했다.

흙속이 마르고 젖은 상태가 일관되지 않아서 강우량을 정확히 알아내기가 어려웠지만 그 당시 마땅한 대안책은 미비한 상태였다. 18년가량 이 방법을 실시하다가 새롭게 고안된 것이 바로 측우기다.

이후 조선 세종 때(1441년) 측우기와 수표석을 만들면서 한국의 수위관측 역사가 시작되었다. 한 땀 한 땀 손으로 조사하던 방식에서 고인 물을 자로 측정해 내는 방식은 가히 혁신적이었다.

측우기는 철제 원통으로, 비가 오면 그 속에 고인 빗물을 자로 측정해 내는 방식이고, 수표석은 2m가량의 직사각형 돌에 눈금을 그려 수위를 측정하는 돌기둥을 말한다.

이때부터 시작된 수위 관측은 일차원 적인 강수량 뿐만 아니라, 강수량에 의한 강물의 수위 변화까지 표시하고자 열망했다.

1915년부터는 현대식 관측시대로 접어들어, 곳곳에 자기관측소를 설치하기 시작했다. 자기관측소는 사람이 눈금을 읽는 수표석과 달리 조위 변화(물이 오르락 내리락 하는 물높이 변화 현상)에 따라 자동으로 수위를 그리는 방식이다.

자기수위관측소는 수위 변화가 심한 한강변에도 설치되어 강우량에 따른 한강의 수위를 과학적이고 현대적인 방식으로 조사하고 기록하였다.

한강변에 새하얀 등대마냥 분위기 있게 자리 잡고 있는 그것. 바로 1924년 건립되어 이듬해부터 50여 년 동안 한강의 수위를 측정해 온 ‘구용산수위관측소’다.

구용산수위관측소는 2002.2.5일 서울시 기념물 제 18호로 지정되어 보존되고 있고, 한강변에서는 최초로 국내에서는 9번째로 건립된 자기관측소로 조위와 홍수위를 관측할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이 관측소가 세워지기 전인 1917년도부터 이미 같은 곳에서는 ‘구용산’이라는 이름으로 수위관측이 이루어지고 있었지만, 1924년 12월 구용산수위관측소가 건립되고 다음해 1월 관측이 정식으로 개시되면서부터 보다 과학적이고 현대적인 수위관측이 개시되었다.

구용산수위관측소는 한강 속 암반에 우물통 모양의 철근 콘크리트관을 만들고 그 위에 관측실을 두었으며, 우물통 내부에 부표를 띄워 수위를 자동으로 관찰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우물통 모양의 관 외부에 설치된 자는 관측소 내부에서 자동 관측된 수위의 오차를 점검하기 위해 육안으로 한강 수위를 관측하던 장비이다.

구용산수위관측소는 전국의 많은 수위관측소 가운데 가장 먼저 과학적이고 최신의 측정설비와 측정방식을 시범적으로 도입했으며, 교각에 의존하지 않은 독립 구조물로서 한강변에서 유일한 현존물이다.

하천의 바닥 변동으로 더 이상 수위 관측에 적합지 않다고 판단돼 1977년 폐쇄되었으며, 우물통 위쪽 관측실 내 일부 기구도 사라진 상태로 보존되고 있다.

한국전쟁 등에 잠시 가동을 중단한 것 말고는 1925년 초부터 1976년 9월까지 50여 년간 줄곧 한강의 수위를 측정해온 이 관측소는 전체적으로 원형이 잘 남아 있으며 전국적으로도 남아있는 예가 희귀하다.

최근의 한강 수위 관측은 초음파로 수심을 측정해 기록을 영상으로 전송하는 방식이다.

한강공원 ‘이야기 정거장’은 오랜 역사 유물, 유적들을 보존하는 동시에 시민들이 쉽게 접하면서 한강과 함께한 역사의 세월을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서울시가 추진 중에 있는 역사회복 사업이다.

‘구용산수위관측소’ 이야기 정거장은 관측소 주변에 벤치, 수목식재, 화강석 데크 등을 조성하고 역사이야기와 사진 등을 담은 이야기 폴을 함께 설치하여 시민들에게 색다른 휴식공간을 제공할 예정이다.

한강의 탁 트인 경관을 마주보면서 우리나라의 수위 관측의 역사를 배울 수 있는 일석이조의 쉼터인 이야기 정거장은 자전거를 이용하는 시민들의 발길을 사로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구용산수위관측소는 마포대교와 원효대교 사이에 위치해 있다. 마포역 4번 출구로 나와서 마포종점 나들목을 지나 원효대교 방향으로 도보 20분정도 걸으면 된다.

한강사업본부 관계자는 “구용산수위관측소는 어느새 100여년의 역사를 앞두고 있다. 시민들은 물론 국내외 방문객들이 구용산수위관측소를 통해 한강의 오랜 역사와 문화를 되새겨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하며 “한강변 역사 회복과 문화 창조를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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