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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를 향한 유쾌한 한 방…도서출판 한솜, ‘돌머 씨 이야기’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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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재훈 2012. 3. 5.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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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을 살리기보다 대세를 따라가기 급급한 현대인. 유행 따라 머리도, 옷도, 심지어 정치적 소신도 가볍게 허물어버리는 이 시대에 유쾌한 한 방을 날리는 돌머가 왔다! (도서출판 한솜) 엉뚱하지만 기발하고, 유치하지만 냉철한 돌머의 시선으로 바라본 세상은 모든 것이 의문투성이다. 하의실종 패션을 고집하는 여자들, FTA를 무조건 반대하는 사람들, 못생긴 어그 부츠, 북한 주민들의 거짓 통곡 등. 어쩐지 웃음이 나오는 그의 색다른 해석에는 정곡을 찌르는 풍자가 숨어 있다. 사회적 이슈, 시사 패러디와 각종 풍자 일색인 돌머의 입담 속으로 빠져보자.

주인공 돌머는 집도 절도 없는, 심지어 가족도 사촌형과 조카들뿐인 노총각이다. 친구의 배신으로 필리핀행을 택한 그는 5년 후, 죽어도 고국에서 죽자는 심정으로 다시 한국으로 돌아온다. 짧지 않은 세월이지만 강산이 바뀔 정도의 시간은 아닌 5년. 그러나 떠나던 당시와는 너무나도 달라진 풍경에 돌머는 정신이 없다. 하의는 어디로 내팽개친 건지 상의만 입고 돌아다니는 여자들부터 변장 수준의 화장을 해대는 조카들까지… 돌머에겐 하나같이 익숙지 않은 모습들뿐이다.

얼마간 사촌형의 집에서 신세를 지기로 한 돌머는 형이 하는 택배회사에서 배달 업무를 맡게 된다. 대한민국 최고의 미니 밴, 일명 ‘다 말아 먹었스’를 타고 배달 일을 시작하는 돌머! 방방곡곡을 활보하는 그는 세상 별별 사람들을 만나 별별 일들을 겪는데… 엉뚱하고 호기심 많은 돌머는 과연 달라진 한국 생활에 적응할 수 있을까? 그리고 꿈에 그리는 결혼에 골인할 수 있을까?

노골적인 성 묘사와 가감 없는 표현으로 자칫 가볍게 느껴질 수 있는 이 책은, 어수룩하고 천진난만한 돌머를 전면에 내세워 세상을 풍자한다. 각종 이슈와 사회문제로까지 치부되는 무거운 사건들은 이야기의 흐름에 자연스럽게 얹혀져 전혀 거부감 없이 느껴진다. 우리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문제적 인물 역시 다소 과장되게 그려진 면이 없지 않지만, 사실에 기초하여 묘사된 만큼 해학적 요소를 더한다.

“자네는 봉주르 씨도 모르는가?”봉주르? 이름이 무슨, 안녕하세요? 하는 인사말 같다. 그는 마치 민주투사처럼 말을 했다. 말 잘하는 사람은 개그맨 아니면 사기꾼밖에 모르는 돌머는 잘 모르는 내용뿐이라, 손님들의 토론에 끼어들지 못했다. (중략) 돌머가 주문하는 걸 깜박 잊고 생각에 젖어 있을 바로 그때, 누군가 소리를 지른다. 놀래 쳐다보니, 얼굴에는 시체 썩는 듯이 시커먼 립스틱을 바른 아줌마가 돌머를 노려보며 말한다.“왜 빨리 주문 안 해? 문 닫을 시간 다 되어 가잖아.”그러고 보니 티브이 보느라 여태 주문 안 했다. 잘못하면 밥도 못 먹게 생겼다. 돌머는 급한 마음에 소릴 질렀다. “나는 꽁치다.”
- 본문 중에서

다양한 패러디도 시선을 끄는 데 한몫을 한다. 요즘 고등학생들이 교복처럼 다들 입고 다니는 ‘노 굿 페이스’, 민주투사인 양 대중들에게 칭송받고 있는 ‘나는 꽁치다’의 ‘봉주르 씨’, 판사님에게 던진 ‘부러진 맛살’, ‘비비큐 치킨 사건’까지. 한결같이 위트 있는 이름으로 포장되었지만, 그 속에 담긴 저자의 의도는 마냥 웃어넘길 것이 아니다.

어쩌면 돌머는 시대의 조류를 역행하는 사회 부적응자, 그뿐인지도 모른다. 중졸 학력에 가진 것이라곤 전 재산 천만 원. 내세울 것 없는 직업과 작은 키. 이처럼 화려한 스펙도, 가진 것도 없는 그의 말에 오히려 귀를 기울이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시대가 정해놓은 기준에 맞춰 행복의 여부를 결정하는 현대 사회에 대한 회의는 아닐까. 가벼운 입담 속에 숨겨진 참뜻을 가슴에 품고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을 한층 넓혀 보자.


돌머 씨 이야기
국내도서>소설
저자 : 돌머
출판 : 한솜 2012.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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