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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한성백제박물관’ 8년여 준비 끝에 30일 개관

이슈&화제

by 윤재훈 2012. 4. 23.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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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땅 속에 묻힌 채 사라질 뻔한 백제시대의 역사·문화가 ‘한성백제박물관’을 통해 부활, 시민에게 공개된다.

서울시는 서울의 선사·고대 문화의 산실 역할을 담당할 ‘한성백제박물관’이 8년여의 준비 끝에 오는 30일(월)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내(남2문 근처)에 개관한다고 밝혔다.

이종철 한성백제박물관 건립추진단장은 “서울은 백제 역사 678년 중 500여 년(BC18~AD475) 동안 수도 역할을 담당했던 백제의 요람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져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잊혀져왔던 백제의 수도로서 서울의 모습을 복원하기 위해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박물관 건립을 추진해왔다”고 밝혔다.

몽촌토성은 88서울올림픽에 대비, 송파구 방이동 일대 대규모 체육공원을 조성하는 과정에서 긴급 구제 발굴돼 체계적인 연구 조사가 이뤄지지 못하다가 ‘03년부터 고대사 전문가 등 관련자들의 많은 논의를 거쳐 현지조사 및 자료검토 등이 시작되었고, ’04년 2월 5일 한성백제박물관 건립 기본계획이 발표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어 왔다.

이후 서울의 선사, 고대문화 박물관을 가장 잘 표현하는 명칭으로 ‘한성백제’가 선정됐으며, 역사적 고증·조사를 바탕으로 시민접근성 등 많은 부분을 고려해 백제의 수도 중심지였던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내 몽촌토성 인근에 박물관이 건립되게 됐다.

전체 백제사의 2/3 이상을 차지하는 한성백제시대는 황해도, 강원도에 이르기까지 최대 영토를 확보하는 등 강력한 국력을 자랑했던 백제역사상 최전성기이기도 했다.

*한성시대(493년 존속), 웅진시대(63년 존속), 사비시대(122년 존속)

특히 한성백제는 2왕조(백제, 조선), 1공화국(대한민국)으로 이어지는 1,080년 서울의 수도역사의 시발점이기도 해서, 세계사적으로도 높은 역사적 의미를 지닌다. 이는 일본 교토(1,074년), 중국 베이징(720년)보다도 깊은 역사다.

30일(월) 문을 여는 한성백제박물관은 대지 14,894, 건물 19,423의 면적에 지하 3층, 지상 2층 규모로 지어졌다. 외관은 인근 몽촌토성 성벽의 자연스런 실루엣을 바탕으로, 해상강국 백제를 기리기 위해 백제의 배를 형상화했다. 흩어져 있던 4만2,311점의 유물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게 됐다.

특히 한성백제박물관은 시민의 평생교육장으로서, 박물관의 교육적 역할에 역점을 뒀다. 전자도서관(B2층)을 통해 서울의 선사·고대사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접할 수 있도록 했고, 박물관의 유물과 전시를 바탕으로 각 연령층에 맞는 다양한 교육·문화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연령별 프로그램으론 ‘한성백제 아카데미’ 프로그램(성인), ‘야호! 박물관놀이터’(유아), ‘온조역사과학·문화체험교실(초등학생)’이 있으며, 가족을 대상으로 하는 ‘주말가족체험교실’, 교사 대상의 ‘교사초청설명회’ 프로그램 등도 운영된다.

게다가 박물관은 주변에 입지해 있는 몽촌토성, 풍납토성 등과 함께 학생들의 놀토 역사체험 프로그램으로도 손색이 없는 기능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시공간은 로비, 제1·2·3 상설전시실(B1, 1층) 및 기획전시실, 2층 야외전시공간 총 6개로서, 전시 내용을 주제별·시기별로 나눠 시민들이 흐름을 따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여기에 유물을 그대로 감상 하는 것 뿐 아니라, 모형, 디오라마, 매직비전 등 다양한 매체를 이용한 전시 연출로 박물관 관람 현장감을 높이는데 주력했다.

로비 : 사적 11호로 지정돼 있는 백제 왕성, 풍납토성 성벽을 전사 (옮기어 베낌)해 전시해 눈길을 끈다. 이는 지난해 6개월간 실시한 풍납토성 발굴 조사 후 옮겨놓은 것이다. 풍납토성은 둘레 3.6km, 면적 26만평의 국내 최대 규모의 토성으로 수십만에서 수백만의 노동력이 축성에 동원됐다.

제1전시실 : ‘서울의 선사’를 주제로 문명이 싹트기 시작하던 서울의 구석기·신석기·청동기 선사문화와 마한의 소국에서 백제로 성장하는 모습을 유물과 영상자료로 소개한다.

제2전시실 : ‘왕도 한성’을 주제로 구성된 한성백제박물관의 주요 전시실로, 5백 여 년 간 이어진 한성백제시대의 다채로운 유물을 통해 백제문화의 특수성과 다양성을 조명한다. 백제의 배를 실물크기로 복원한 모형도 전시된다.

제3전시실 : ‘3국의 각축’을 주제로 서울과 한강유역을 둘러싸고 전개된 삼국 간 각축전 양상과 한강에 남긴 고구려·신라 문화를 소개한다. 이곳엔 일본의 국보 1호인 고류지 목조미륵반가사유상을 복원해 전시한다. 한국에서 제작됐거나 한국의 영향력을 크게 받은 작품이라고 알려져 있다.

이외에도 교육시설로 강당, 교육실, 세미나실, 도서관을 갖추고, 부대시설로 카페테리아, 식당, 옥상정원, 4D 영상관 등을 갖춰 관람 환경의 편의성을 높였다.

한성백제박물관 개관으로 흩어져있던 총 4만2,311점의 전시유물도 한 자리에서 시민들에게 공개할 수 있게 됐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는 발굴기관인 한신대학교와 협의를 통해 백제- 중국 교류를 알려주는 중요 유물인 ‘시유도기(施釉陶器)’ 등 총 2,199점의 유물에 대한 보관·관리청으로 지정 받는가 하면, 서울의 선사, 고대 문화와 관련한 민간소장 유물 157점도 적극적으로 구입하는 등 그동안 유물 확보 및 복원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이외에도 3만4,428점을 기증받고, 4,147점의 국립문화재연구소 풍납토성 발굴유물 위탁 등을 통해 전시유물을 확대했다.

한성백제박물관은 전시의 시대적 범위에 있어서도 서울의 선사·고대 유물 및 한강 유역에 남아있는 고구려·신라 유물까지 포함함으로써 전시의 폭을 확장했다.

한편, 한성백제박물관은 개관일인 4월 30일부터 9월 14일까지 개관기념 특별전 ‘백제의 맵시- 옷과 꾸미개’한성백제 복식원단(9종), 한성백제복식(25종), 장신구(70여종) 전시 및 각종 체험전시 등을 마련, 백제의 세련된 의복문화 전반을 소개, 과거 백제인의 멋과 풍미를 느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최근 한성백제의 도읍이었던 송파구 잠실일대, 올림픽공원, 몽촌토성 등을 아우르는 지역이 강남권에선 처음으로 관광특구로 지정돼 기대를 모으고 있는 가운데, 한성백제박물관이 송파 관광특구의 역사와 전통의 중심지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관광자원 확대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관광특구로 지정된 송파구 일대는 과거 신석기시대부터 큰 마을이 형성되었을 정도로 사람들이 살기 좋은 곳이었다. 박물관 주위에는 몽촌토성을 중심으로 북쪽으로는 풍납토성, 아차산성, 암사동 선사주거지 등이 인접해 있고, 동쪽으로는 남한산성, 남쪽으로는 석촌동·가락동·방이동 고분군이 위치해 주변 유적과의 연계도 용이하다.

향후 이 지역은 문화, 레저, 엔터테인먼트 등이 융합된 종합문화지구로서 그 효용이 높아질 전망이다.

이종철 한성백제박물관 건립추진단장은 “한성백제박물관의 개관은 수도 서울의 역사를 1,080년으로 지평을 넓히는 데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며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 풍납토성 발굴이 약 10%에 그치고 있지만, 앞으로 추가 발굴 조사를 통해 한성백제에 대한 역사 조명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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