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구주체 벤처는 왕따… 부동산 개발만 치중"
본분잃은 행보에 벤처기업인 105명 공동대응
대덕특구지원본부가 건물 건립에 지나치게 많은 예산을 투입하는 등 당초 설립 취지에 맞지 않게 운영되고 있어 특구 내 벤처기업들로부터 불만을 사고 있다.
대덕특구 내 벤처기업 대표자 모임은 지난 주말 대전 유성호텔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대덕특구지원본부의 행보와 구조적인 문제에 대해 불만을 제기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특구 내 10개 벤처기업 대표들이 참석했으며 105명의 벤처기업인들이 같은 뜻을 갖고 서명에 참여했다.
이 모임의 대표격인 임연호 티에스온넷 대표(ETRI벤처협회장)는 `대덕특구본부에 대한 특구 내 벤처기업인의 입장'이란 성명을 통해 "벤처기업인들이 각고의 노력과 단합된 힘으로 특구를 대전에 유치했는데 작금의 특구본부 운영 행태는 특구 주체라 할 수 있는 벤처기업은 `왕따 신세'가 되고 말았다"면서 "특구본부는 벤처생태계 조성이라는 본분을 망각하고 창조의 전당, 게스트하우스, 비즈니스허브센터, 연구생산집적시설 등 부동산 개발에만 치중하고 있다"고 특구본부를 강하게 비난했다.
이어 "대부분의 예산이 특구 운영비와 건물 건축에 사용되고 있어 당초 목표했던 벤처기업의 금융환경 개선과 마케팅 환경개선에는 전혀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며 "특구본부는 당초 설립 기본계획을 충실히 이행할 수 있도록 사업방향과 예산을 새롭게 정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지난 3년간 1500억여원의 대덕특구본부 예산 가운데 건물 건립에만 1100억원을 투입되는 등 벤처생태계 조성과 기술사업화, 글로벌 환경 조성, 특구 성과의 타 지역 확산 등에 대한 예산집행에는 등한시했다는 게 기업인들의 설명이다.
기업인들은 △특구본부 구성인력 재편 △건물공사 즉시 중지 △특구본부 운영 이관 등을 요구했다. 만약 이러한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특구 지정해제를 위한 적극적인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선언했다.
앞서 지난달 25일에는 대덕특구 벤처기업 협의체인 대덕이노폴리스벤처협회가 대덕특구본부의 기업성장 지원을 위한 사업 전개, 기업현실에 맞는 펀드 조성, 소프트웨어 성격의 성장전략 마련 등을 공개적으로 요구하며 특구본부에 불만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대덕특구본부 관계자는 "건물 건립은 대덕특구 벤처생태계 활성화와 공공기술사업화를 위한 주요 인프라로 활용될 것"이라며 "기업창업과 활동 및 성장지원을 최우선적으로 수행하는 등 기업 니즈에 맞는 역할을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대전=이준기기자 bongch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