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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경제연구소 ‘서유럽 경제의 디플레이션 가능성과 전망’

이슈&화제

by 윤재훈 2008. 11. 24.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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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로지역 및 주요국의 분기별 경제성장률 추이(전기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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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로지역 및 주요국의 소비자물가상승률(전년동기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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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의 주택가격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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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로지역 및 주요국의 소매판매 추이(전년동월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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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럽 주요 주가지수들의 추이


삼성경제연구소 ‘서유럽 경제의 디플레이션 가능성과 전망’

1. 침체국면에 들어선 서유럽 경제

서유럽 경제는 침체기에 본격 진입

EU경제는 지난 4년간의 호황을 끝으로 성장세가 본격 둔화. EU경제는 지난 4년간 수출 호조와 내수 회복 등에 힘입어 연평균 2.8%의 높은 성장률을 시현. 하지만 유로지역과 영국 경제 모두 지난 2/4분기 이후 성장률이 급격히 하락. 에너지 및 식품가격 상승, 금융위기로 인한 자산가격 하락과 가계소비 위축, 수출 둔화 등에 기인

3/4분기 유로지역의 경제성장률(전기대비)이 2/4분기에 이어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함으로써 기술적 침체(technical recession)기에 진입. 유로지역경제는 2/4분기에 이어 3/4분기에서도 전기대비 -0.2%를 기록하였으며, 독일경제는 2/4분기(전기대비 -0.4% 성장)보다 더 악화된 -0.5%를 기록. 유로지역과 독일경제는 2분기 연속 전기대비 마이너스 성장함으로써 공식적으로 경기침체기에 진입. 영국경제는 아직 침체국면에 들어서지는 않았으나, 2/4분기 제로(0) 성장에 이어3/4분기에 -0.5% 성장함으로써 사실상 침체가 진행 중. 2/4분기 성장률은 16년 만의 최저치. 프랑스경제는 2/4분기(전기대비 -0.3% 성장)와는 달리 3/4분기에 0.1% 성장하여 기술적 침체는 모면했으나, 성장세가 현저히 둔화되어 전년동기대비0.6% 성장에 그침

신규 회원국들을 모두 포함한 EU경제는 3/4분기 성장률이 전기대비 -0.2%를 기록하는 등 전체적으로 침체 양상. 에스토니아와 라트비아, 헝가리 등 일부 동유럽 국가들은 글로벌 금융위기로연속 마이너스성장을 기록하는 등 고전 중

물가가 하락하는 가운데 경기침체가 본격화되면서 디플레이션(deflation)을 우려하는 시각이 증가. 주가와 주택가격 등 자산가격이 급락하고 실업률이 상승하는 등 경제상황이 빠른 속도로 악화. 수익 악화로 인해 기업들의 고용과 투자가 줄고, 주택경기 급랭으로 건설투자마저 위축. 유럽중앙은행(ECB)1) 등 일부 경제전문가들은 서유럽 경제의 디플레이션가능성을 경계하기 시작. 디플레이션은 수요 감소로 주택, 주식, 자원 등 모든 자산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현상으로, '지속적인 물가하락 → 소비지출 연기 → 경제활동 위축(투자감소→ 고용악화 → 수요 둔화) → 물가하락'의 악순환(deflationary spiral)이 반복

2. 디플레이션 가능성과 정책 대응

소비심리 위축으로 소매판매 감소

유로지역의 9월 소매판매는 금융위기 확산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으로 전년동월대비 1.6% 감소하였고, 8월보다는 0.2% 감소. 유로지역의 소비심리는 금융위기 확산과 고유가로 인한 제품가격 상승의 여파로 15년 이래 최저수준 기록. 영국은 지난 6월 소매판매가 4.3% 감소한 이래 2% 안팎의 낮은 증가세가 지속. 6월 소매판매는 1986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 8월의 소매판매 증가는 할인점 이용 증가 및 휴대폰 판매 증가에 기인

은행 및 기업 구조조정으로 고용 악화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유로지역의 실업률이 상승 추세. 유로지역의 실업률은 고용사정 악화로 8월의 7.2%에서 9월 7.5%로 상승했으며, 최악의 경우 두 자릿수로 상승할 가능성. 일부 예측기관에서는 실업률이 2009년말 10%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 신용경색의 여파로 건설경기가 급랭하고 있는 스페인의 경우 10월에만 실업자가 약 20만명 증가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받고 있는 영국의 고용사정도 급속히 악화. 기업들의 인력 감축이 시작되면서 영국의 실업자수는 9월까지 182만명으로 증가하여 11년만에 최고치를 기록. 영국상공회의소(BCC)는 영국 실업자 수가 약 300만명으로 증가할 전망, BT는 이미 4,000명을 해고한 데 이어 내년 3월까지 전 세계에서 6,000명을 추가 감원할 예정

물가상승률이 빠른 속도로 하락

국제유가가 하락하면서 유로지역과 영국의 소비자물가가 빠른 속도로 하락. 유로지역의 소비자물가는 7월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 소비자물가상승률(CPI) : 7월 4.0% → 8월 3.8% → 9월 3.6% → 10월 3.%. 영국도 국제유가가 급락하면서 10월 들어 소비자물가가 14개월 만에 처음으로 하락(상승률 4.5%). 이는 1997년 1월 이후 가장 가파른 하락세. 프랑스도 10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10개월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 국제 유가와 식료품 가격의 하락에 기인

주가 하락으로 주식가치가 대폭

11월 19일 현재 유럽 주가는 연초 대비 거의 반토막 난 상태. 영국 주가(FTSE100)는 연초(1월 2일 ; 6,416.7) 대비 37.6% 하락하였으며, 독일 DAX는 45.2% 하락. 유럽전체 주가를 나타내는 FTSE EuroTop100도 연초 대비 56.4% 수준으로 하락

주가가 續落함에 따라 유럽 주식시장의 시가총액(Market Capitalization)도 큰폭으로 감소. 유로지역(핀란드와 포르투갈 제외) 증시의 10월 시가총액은 약 7조 달러로,1월(12.4조 달러)에 비해 달러기준 51.5%, 유로화 기준 37.5% 감소. 한편 런던증시의 시가총액은 1월 3조 4,500억 달러에서 10월 2조 달러를 기록하여 달러화 기준 51.5%, 파운드화 기준 37.5% 감소

주택가격 하락세도 지속

유로지역 국가들의 주택가격 하락이 본격화. 프랑스와 스페인의 실질 주택가격 상승률은 3/4분기부터 마이너스로 전환. 스페인의 주택가격은 모기지대출시장의 급격한 위축으로 향후 수년간에걸쳐 최고점 대비 25∼30% 하락할 것으로 예상(모건스탠리)

경기진작을 위해 모든 정책수단을 동원

ECB는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은행 구제금융자금으로 약 2조 유로를 투입. 지금까지 은행보증을 위해 1조 7천억 유로(GDP의 18%), Money market자본 투입으로 2,000억 유로(GDP 2.3%) 이상, 은행자산 매입을 위해1,000억 유로 이상을 사용

ECB와 영란은행 등 각국 중앙은행은 공격적인 금리인하를 단행. 유럽중앙은행(ECB)은 10월 8일의 정책금리 인하(0.5%p)에 이어 11월에도 금리를 3.25%로 인하하였으며, 영란은행도 150bp를 낮춰 1955년 이래 최저수준인 3%로 인하. 인플레이션 하락세 등을 감안할 때 급격한 경기침체를 차단하기 위한 금리인하 조치가 지속될 전망. 유로지역의 인플레이션율은 11월부터 2%대로 하락하고 내년 중반까지 목표치인 2%로 더 낮아질 전망으로, 이 경우 ECB는 12월에 정책금리를한 차례 더 인하하고, 2009년 중반까지 정책금리를 2%까지 낮출 가능성. 영란은행도 12월 중에 한 차례 더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

EU차원에서 1,300억 유로(EU GDP의 약 1%) 규모의 과감한 경기부양책을추진. 유럽국가들은 미국보다 더 강력한 경기자동안정화장치(automatic fiscalstabilizers)를 갖고 있어 보다 적극적으로 재정정책을 취할 방침. 각국 정부는 금융시장의 자금 중개기능이 취약한 상황에서는 금리인하보다 경기부양책이 보다 효과적인 수단이라고 판단. 11월말에 회원국 차원의 재정지출을 모두 포함한 EU차원의 경기부양책이 발표될 예정

·독일 : 의회는 세금 감면 및 재정지출 등을 포함해 총 230억 유로의 예산 지출을 승인
·이탈리아 : 160억 유로 규모의 인프라건설 프로젝트를 포함해 총 800억유로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마련
·스페인 : 세금 감면에 이어 대규모 인프라건설 등을 내용으로 하는 GDP의 약 2.5% 이르는 경기부양책을 준비
·영국 : 연말 이전에 120∼180억 파운드의 경기부양책을 발표할 예정

90년대 초 이래 최악의 침체가 예상되나 디플레이션 가능성은 낮음

2009년 서유럽 경제는 마이너스성장이 불가피할 전망. 금융시장 불안과 주택가격 하락이 내년에도 경제회복에 걸림돌. IMF는 금융시장 불안 심화 및 주택가격 추가 하락 시 2008∼2009년에 실질 GDP성장률이 유로지역은 1.6%p, 영국은 2.4%p 하락할 것으로 추정. 2009년은 유로지역 및 영국경제에게 있어 매우 어려운 한해로 기록될 가능성. 1993년(-0.8% 성장) 이래 최악의 침체 예상

서유럽 경제는 30년대의 대공황이나 90년대의 일본식 장기불황은 피해갈 가능성이 높음. 디플레이션이 잠재적인 위협인 것은 분명하나, 디플레이션을 우려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시각이 우세. 서유럽에서 디플레이션이 발생할 가능성은 미국보다 낮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 현재 미국에서 디플레이션이 발생할 확률은 5% 미만(Olivier Blanchard,IMF 수석이코노미스트)

ECB의 공격적인 금리인하, 경기부양책 시행에 따른 효과 가시화, 유가하락과 유로화 약세로 인한 여건 개선 등에 힘입어 2009년 하반기부터 경기가 점차 살아날 것으로 예상. 다만, 미국경제 상황 악화와 동유럽 지역의 금융위기는 서유럽 경제 회복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

3. 한국경제에 대한 시사점

디플레이션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경기 부양할 수 있는 단기적 조치를 즉각 시행하는 것이 중요. 가계와 기업이 긴축하고 돈을 안 쓰면 경제가 더 안 돌아가 스스로를 포함해 모두가 피해를 보는 악순환이 발생. 신용경색 여파로 기업이 현금 확보에만 매달릴 경우 '절약의 역설(Paradox of Thrift)'에 빠져 더 심각한 문제를 야기. EU와 같이 디플레이션 가능성을 차단하려면 가능한 모든 정책 수단을 동원하여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 금융시장의 자금중개 기능이 취약한 상황에서는 세금 감면 등 재정확대 정책이 금리인하보다 보다 효과적인 수단

경기부양책을 추진할 경우 장기적으로 국가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분야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는 방안도 고려. EU는 경기부양책의 일환으로 성장잠재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분야에 집중 투자할 예정. 핵심인프라 건설, R&D, 저탄소경제로의 전환을 위한 親환경기술(CleanTechnologies) 개발, 에너지효율화, 교육 및 훈련 등

EU 경기침체로 인한 한국의 對EU 수출둔화 가능성에 대비. EU는 한국의 제 2위 수출시장으로서 전체 한국수출의 15.1%를 차지(2007년 기준). 그동안 對EU 수출은 선진국 중 가장 높은 증가율(2007년 15.5%)을 기록해 왔으나, 최근 들어 증가세가 약화되는 추세. 2008년 1∼9월 對EU 수출 증가율은 12.1%. 2009년은 EU경제에게 최악의 한해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한국의 對EU수출이 둔화될 가능성이 높음. 특히 금융위기로 고전하고 있는 동유럽 국가들에 대한 수출은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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